1999년 10월 18일 11:03
태백환경, "침출수 문제 우리가 해결합니다"
= `포톡스' 개발해 매립지 적용나서
[김은표] "심각한 침출수 문제, 우리 회사 기술로 해결할 수 있습니 다." 환경분야의 벤처기업인 태백환경(대표 구용회) 직원들이 요즘 사 람들을 만날 때마다 꺼내는 첫 마디다.
이 회사가 환경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구용회 사장의 재활용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 포항제철 출신인 구 사장은 89년 태백물류를 설립하고 포항제철에 관련된 원료의 내륙수송 을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구 사장은 석탄연소제를 토양개량제와 시멘트혼합재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환경분야에 눈을 떴다. 환경에 대한 구 사장의 관심은 계속돼 94년에는 폐자원 재활용 업체인 대성케미칼을, 이어 97년에는 태백환경을 설립하고 수처리 시스템인 `포톡스'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 끝에 구 사장은 제품의 국산화를 완료하고 올 8월에는 제 2건국위가 지정한 신지식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침출수 처리에 도전
태백환경의 도전 분야는 처음부터 침출수의 처리. 침출수는 쓰레기 매립장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로 말 그대로 `썩은 물' 수준의 수질상 태다.
이 회사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침출수가 나오고 있는 전국의 쓰 레기 매립지는 1200여곳. 물론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고 봐도 좋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한데다 몰래 쓰레기가 매립된 곳도 많다.
특히 침출수는 공장폐수나 하수와 달리 바로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 와 토양을 오염시킨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현재 난지도 매립지에 서만 하루에 1860t정도의 침출수가 발생되고 있다.
태백환경은 이런 이유에서 침출수 처리를 처음부터 기술개발의 목표 로 삼았다. 처음에는 지하수 처리에 이용되는 캐나다 기술을 도입해 연구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침출수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국산화를 완료 한 상태다.
이 회사가 ＩＭＦ한파 속에서 2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기술은 광 촉매산화기술을 이용한 수처리시스템인 `포톡스(ＰＨＯＴＯＸ)'. 폐수 중의 오염물질을 무해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하는 시스템으로 분말 형태의 촉매를 폐수에 섞은 뒤 자외선을 쬐어 산화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미 포톡스는 환경부로부터 염색폐수나 침출수 등 열악한 등급의 물 도 처리할 수 있다는 기술평가를 받았다. 이 시스템은 정화 과정에서 찌꺼기 등 2차 오염물질도 발생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특히 태백환경은 외국 기술에 비해 설치비는 70%를, 운전비는 50%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의 기술진이 긴 파이프로 이뤄진 반 응기를 원통형의 구조로 바꾸고 자외선 램프의 수를 5% 수준으로 줄 였기 때문이었다.
@산학협동과 전문화로 승부 건다
현재 태백환경에는 11명의 연구원들이 침출수 처리라는 한 분야에만 메달리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개발과 개선에는 화학 기계 전기전자 분 야의 기초기술이 필요해 산학협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현재 태백환경과 관계를 맺고 있는 연구팀만 4개다. 냄새제거 분야에 서는 에너지연구소의 박종수 박사가, 광촉매 산화장치 분야에서는 경 기대 교수가 홍성창 교수가 돕고 있고 생산기술연구원의 김경수 박사 는 시장성 판단을 돕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는 자문단이 모두 모여 기술회의를 갖는다. 벤처기업의 여건상 자문경비와 용역비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이 회사는 스톱옵션을 자문단에 제공할 계획이다.
태백환경은 산학협동을 통해 촉매제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클레이 필터를 통해 촉매제를 회수하고 이를 다시 투입하는 방법이다. 청정지역 방류기준의 두배 정도로 뛰어난 화학적 산소요구 량도 달성했다.
현재 태백환경은 하루 21t의 침출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한 대 를 김포 매립지에 설치해 시험운영하고 있다. 또 침출수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난지도 매립지에도 계약을 추진 중이다.
구용회 사장은 "벤처기업에 있어 산학협동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국산화 초기에는 운전비가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고 기술도 입료도 부담이 많았지만 산학협동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 다.
그는 또 "자체 기술로 시스템의 전 부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수출 도 가능하다"며 "침출수의 피해는 현재 뿐 아니라 후손에도 미치는 만 큼 우선 국내 식수원이나 인구밀집지역과 인접해 있는 매립지에 시스 템 설치를 서두를 계획"이라고 밝혔다.(02)591_7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