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7월 12일 09:22
[관심기업] 동아건설, 고강도 자구노력 결실 보인다
[김상민] 동아건설이 정상경영을 위한 재도약을 시작했다. 강도높 은 자구계획으로 부실기업의 굴레를 털어낼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동아건설의 구조조정이 성공작이었다는 사실은 주당 1만원을 넘는 주 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주식시장에서도 회생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 는 셈이다.
리비아 대수로공사로 명성을 쌓은 동아건설이 지난 97년 무너졌던 요 인은 과도한 차입경영과 무리한 사업확장. 98년에는 매출 2조7885억원 에 손실만 1조3000억원을 기록해 경영실적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성적 표를 남겼다.
98년 한해동안 3차례에 걸쳐 9600억원의 채권금융단 협조융자를 얻어 가면서 경영을 해 나갈수 있었다.
지난해 6월25일에는 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금융기관 협약을 체결,본 격적인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포함됐다. 그 과정에서 최원석 전 회장 이 경영권 행사를 포기했고,고병우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진이 구성됐 다.
동아건설은 그러나 올해 매출 2조6319억원에 순이익만 2825억원을 예 상하고 있다. 상장사들의 주가수익비율(ＰＥＲ) 비교에서 가장 저평가 된 기업으로 꼽혔다. 수주에 있어서도 지난해에는 9491억원에 그쳤지 만 올해는 3조833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아건설의 이같은 대변신에는 강도높은 자구계획이 추진되는 한편 기업 현안이 대거 해결됐기 때문이다.
동아건설의 골칫거리중 하나였던 김포 매립지는 지난 4월 정부가 사 들이기로 결론이 났다. 회사측이 기대한 수준(9594억원)보다 훨씬 낮은 6340억원에 계약이 이뤄졌지만 묶여있던 7월20일까지 모든 자금이 회 수되면서 부채비율은 대폭 줄어들수 있었다.
리비아대수로 공사에서도 동아건설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대수로 공사 2단계 추가분(13억달러)와 3단계 1차분(12억달러)에 대해서는 총 공사비의 4%를 기술지원료로 받기로 했다. 동아가 지원하는 관리·기 능직의 인건비 외에 1억달러의 순이익이 보장된 것이다.
특히 대수로공사도 리비아와 동아건설의 합작사인 ＡＮＣ(동아건설 지분 25%)가 맡게 돼있어 배당수익도 기대된다.
동아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발주하는 10억달러 규모의 자동전화 확 장공사도 오는 8월말께 수주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캐나다의 건설업체인 ＳＮＣ사와 새만금 수질개선사업 등을 공동 추진키로 하고 3억달러의 외자유치를 하는데 성공했다.
자구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는 중이다. 워크아웃 계획에 따라 21개 계열사중 11개를 정리했다. 현재 남아있는 계열사 10개도 궁극적으로 동아건설과 대전프로축구단 등 2개만 남기고 모두 정리할 방침이다.
동아할부금융과 동아실리콘스튜디오는 연내 매각절차를 밟고 있으며, 동아생명은 금융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물론 자구계획에서 대한통운이라는 걸림돌은 있는 실정이다. 동아건 설은 ＩＮＧ베어링을 주간사로 해외매각을 추진중이나 현금일시불 조 건으로 1조원이 넘지 않으면 팔지 않을 생각이다.
우량회사인 대한통운을 싸게 팔면 동아건설 부채감축에 큰 도움이 되 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고병우 회장은 이와 관련 대한통운 매각이 안되도 리비아공사 미수금 4억8000만달러 가운데 3억달러를 올해 회수하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ＣＢ)발행을 한다면 지난해 1086%인 부채비율을 올해말까지 500%,내 년말까지 200%로 맞출수 있다고 밝혔다.
동아건설은 내부적인 경영정상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97 년말 6600명이던 직원중 2300명을 줄이는 등 인건비만 98년 한해동안 2400억원이나 절감했다.
이와 함께 사내 워크아웃운동과 기업문화운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 다. 고병우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토요일이면 40∼50명의 직원 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대화를 가졌다.
전직원이 회장이라는 생각으로 경영정상화에 나서도록 하기위해서였 다. `워크아웃 미팅'으로 불린 대화를 통해 정신무장에 나선 것이다. 고 회장은 특히 취임 1주년인 지난 6월5일까지 협력업체 200여명을 포 함해 1000명에 가까운 직원들과 이같은 자리를 가졌다.
사장·임원들과 일반직원과의 대화인 `톱 미팅'도 400회 이상 실시해 참여경영체제를 강화했다.
물론 동아건설의 재도약 과정에도 어려움은 있다. 예컨대 워크아웃으 로 상환유예대상인 채권에는 우대금리가 적용되는데 금리가 10%로 제 한돼있고,신규대출(1600억원)은 우대금리+5.5%라는 고금리가 적용돼 오히려 금융비용 증가요인이 되고 있다. 워크아웃에 따른 신용등급 하 락으로 공사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등 앞길이 밝지만은 않다.
동아건설도 이에 따라 워크아웃 수정을 통해 더욱 현실성있는 회생계 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동아건설은 그러면서도 직원들사이에 회생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고병우 회장도 틈만나면 "(현재 주가가 1만원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 주가는 기업내용만 보면 2만원 넘어야한다"고 강조한다. 건 설업계의 강자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