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8월 8일 15:06
[인터넷PC 보급 어떻게 되나] 사양.구입방법.요금
[ 박기효 ] 정보통신부가 100만원 미만의 펜티엄급 `인터넷 ＰＣ'를 보급키로 한 것은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일거에 ＰＣ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다.
우체국에서 적금을 든지 한달 후면 ＰＣ를 손에 쥘 수 있도록 한 것 도 주로 농어민과 도시 저소득층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국민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쉽도록 ＰＣ통신과 전화요금을 대폭 낮출 예정이다. 디지털혁명의 견인차인 인터넷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 시에 값싸게 공급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ＰＣ제조업체들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볼멘소리이고 ＰＣ ·인터넷 통신요금 인하계획도 아직 협의를 마치지 않은 상태다.
@인터넷ＰＣ 사양
하드웨어는 400@이상 중앙처리장치(ＣＰＵ)에다 메모리 용량은 64Ｍ Ｂ, 하드디스크드라이브(ＨＤＤ) 6.4ＧＢ, ＣＤ_롬 40배속, 모뎀 56Ｋ bps 등이다.
ＣＰＵ가 400@급 이상이면 인텔의 펜티엄이나 셀러론, 사이릭스 Ａ ＭＤ가 해당된다. 또 이 ＰＣ는 한글 윈도98, 워드프로세서, 통신용 프로그램, 백신프로 그램 등 기본적인 ＳＷ가 포함된다.
모니터는 15인치가 들어간다. 정통부는 인터넷 워드프로세서 등 기본기능 외에 3차원 게임 등 고기 능을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는 90만원대의 ＰＣ는 본체 기준으로 15인치 모 니터(22만원)와 프로그램 설치비를 합칠 경우 최소 130만원대에 달한 다.
더욱이 기능도 이번 국민ＰＣ보다 크게 떨어진다. 정부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같은 기종보다 30만∼70만원 싸다는 얘 기다.
@구입방법
정통부는 일시불로 구입하기 어려운 계층을 위해 9월부터 우체국에서 `컴퓨터 구입 적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 적금에 가입할 경우 처음 가입비를 포함해 2회분을 내면 우체국에 서 우선 컴퓨터를 설치해준다.
적금 만기시 컴퓨터 대금을 제외한 다음 나머지 금액을 가입자에게 지급한다. 이 상품의 이자는 가계우대 정기적금 이율에다 우대이율이 적용된다.
가입대상은 만 18세 이상 실명의 개인이며 가입기간은 6∼36개월, 가 입한도는 500만원 이하다.
36개월 만기로 컴퓨터 요금에 해당하는 100만원을 목표로 할 경우 1 회 1만5000원씩 모두 3만원 정도만 내면 우선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 게 된다.
자금여유가 있으면 기존 유통망이나 우체국에 일시금을 지불하고 구 입할 수 있다.
@통신요금 인하
정통부는 국민들의 인터넷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ＰＣ통신과 전화요금도 대폭 낮출 예정이다.
현재 가입비과 기본이용료가 1만원 수준인 ＰＣ통신은 가입비를 없애 고 월 기본이용료를 4000원 이하로 유도할 계획이다.
또 사용시간에 비례해 통신요금을 부과하는 데이터통신망(014ＸＹ)도 정액제를 도입해 인터넷 사용자의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전화와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종합정보통신망(ＩＳＤＮ)의 경우 월 33시간에 1만원, 66시간에 2만원, 150시간에 3만8000원선이다.
지금은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ＰＣ통신 요금에다 전화요금이 별도로 부과된다. 이 경우 3분당 45원씩 하루 1시간씩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전화요금 만 한달에 2만7000원이 들어간다.
앞으로 3분의 1 정도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초고속인터넷망인 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ＡＤＳＬ)도 현행 월 4만원 에서 3만원으로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업계 파장과 반응
정통부·업체 채산성 놓고 이견 ＰＣ제조업체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모니터와 본체를 85만원대에 맞춰야 하는데(14만원은 ＳＷ가격) 이 가격이면 수입 원가라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운송비 ＡＳ가격 등을 고 려하면 정통부가 제시한 모델은 최소 110만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 다.
또 대기업은 기존 대리점 눈치를 봐야 한다. 기존 유통망을 통한 `인터넷ＰＣ' 판매도 병행할 계획이나 아무래도 대리점 입지가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ＳＷ업계도 당장은 `인터넷 ＰＣ'가 수익성 제고로는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정통부의 계획이 정품사용 확산에는 도움이 될 것"이 라며 "그러나 이 ＰＣ에 들어가는 ＳＷ가격이 너무 낮아 수익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ＰＣ업체들이 `인터넷ＰＣ' 계획에 참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무리 이윤이 적더라도 채산성이 있고 자칫 존립 문제가 걸릴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또 정통부가 기한으로 잡은 10월이면 ＰＣ부품가격이 내려갈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