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 28일 09:44
유니슨산업, `내진설비 문의로 전화에 불나요'
[김은표] 소음·진동 방지설비를 전문 생산해 온 유니슨산업(대표 이정수)에는 최근 국내외에서 걸려오는 문의전화가 크게 늘고 있다. 터 키와 대만에서 진도 7이상의 대형 지진이 발생해 수천명의 사상자가 나면서 내진설비에 관한 관공서와 건설업체의 문의가 늘고 있는 것이 다.
84년 설립된 이 회사가 내진설비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96년. 당시만 해도 회사 매출의 대부분은 내진 설비가 아닌 소음이나 진동방지 시설에서 발생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었 다.
유니슨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제품은 납면진받침(Ｌead Ｒubber Ｂearing). 이 제품은 보강철판과 고무를 겹쳐 놓은 구조물의 내부에 납심을 넣어 만든 일종의 충격흡수 장치다. 교각과 상판을 잇는 부분 에 적용돼 힘이 교량에 가해질 때는 중간에서 이를 흡수하고 상판에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
처음 이 회사는 미국의 ＤＩＳ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제품을 생산했 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유니슨의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유니슨은 ＩＭＦ 한파 속에서도 지진공학회 등에 지원과 협력 을 계속했고 수직하중을 3000ℓ까지 가할 수 있는 30억원 짜리 시험기 를 구입해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는 외국 기업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인 끝에 대만 사회간접시설 공사에 제품을 공급했다. 국내에서도 내진설계가 반영된 부산의 광안 대교, 서울의 당산철교 보수공사 등에 외국 제품을 제치고 채택됐다.
이 회사 전규식 이사는 "지진파가 건물 전체로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고층빌딩보다 10층 이하의 건물이나 골조를 사용하지 않은 3층 이하의 건물이 지진에 취약하다"며 "건축 단계부터 이 제품을 사용하 면 비용은 5%정도 상승하지만 지진시 발생하는 보수비용이나 재건축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납면진받침은 교량 뿐 아니라 관공서나 박물관 경찰서 병원 국가기간시설 등에 적용하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최근 강의 를 해 달라는 관공서와 건설업체들이 많아 몸은 힘들지만 국가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02)428－8619